• (完)동화 아기뱀 꼬물이_조명숙
  • ▶ 두꺼비의 충고



  •                                                                      아기뱀 꼬물이 



    조 명 숙

     


                                                                                                            <일러스트 이지산>


     

    19. 두꺼비의 충고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가을날이었습니다.

      쥐 한 마리를 잡아 배를 채운 먹치는 댓잎이 수북하게 깔린 땅을 헤집어 지렁이를 찾았습니다.

      대숲에는 지렁이가 많았습니다. 먹치는 잠깐 동안에 아기 먹치들에게 먹일 만큼의 지렁이를 잡았습니다.

      지렁이를 입에 넣고 막 돌아가려고 할 때였습니다. 두꺼비가 눈을 껌뻑거리며 다가왔습니다.

      “두꺼비 씨. 오랜만이군.”

      먹치와 두꺼비는 오랜 이웃이었습니다. 서로 해치지도 않았고, 방해하지도 않았지요.  

      “먹치 씨 알들은 잘 깨어났어?”

      두꺼비가 물었습니다.

      “덕분에. 두꺼비 씨 알은 올해 어땠어?”

      “그럭저럭 잘 깨어났지. 하지만 하도 먹어대는 놈들이 많아서 골치 아파. 지금쯤 얼마나 살아남았는지 모르겠어.”

      “어쩌겠어? 우리가 이렇게 지렁이를 먹어야 하는 것처럼 누군가도 먹어야 살 테니.”

      “하긴 그래. 먹치 씨 아기들은 무사히 잘 자랐으면 좋겠어.”

      “고마워. 그럼 이만 실례할게.”

      먹치가 돌아가려고 하자 두꺼비가 느릿느릿 말했습니다.

      “잠깐만, 먹치 씨. 물어볼 게 있어.”

      “뭔데?”

      “먹치 씨가 품어준 율모기 알 말이야. 무사히 깨어난 거 맞지?”

      “응, 그래.”

      두꺼비가 한심하다는 듯 말했습니다.

      “아무튼 그 녀석 정말 까불더라.”

      먹치는 꼬물이가 한 말을 떠올렸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꼬물이가 두꺼비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 같았습니다.

      “아직 어려서 그래. 차차 나아질 테니 두꺼비 씨가 너그럽게 봐 주면 좋겠어. 당분간 비밀을 지켜주는 것도 함께 부탁할게. 꼬물이는 아직 자기가 율모기인 줄 모르고 있거든.”

      “뭐, 어려운 일은 아냐. 먹치 씨와 오래 이웃해 살았으니까 말이지. 그렇지만 저수지에서는 그렇지 않을 걸.”

      “저수지라니?”

      먹치는 놀란 눈으로 두꺼비를 쳐다보았습니다.

      “아까 내가 봤어. 저수지 쪽으로 신나게 달려가더군. 어찌나 빨리 가던지 충고해 줄 틈도 없었어.”

      먹치는 혀를 차며 저수지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멀리 가면 안 된다고 그렇게 일렀건만…… 알려줘서 고마워.”

      “그보다 걱정인 건 소문을 듣게 되는 거 아니겠어?”

      “소문이라니?”

      “저수지에 가면 입방정 심한 무자치가 있잖아. 꼬물이가 진실을 알게 되는 건 시간 문제라구.”

      “그렇구나……”

      먹치는 저수지 쪽을 안타까운 눈길로 쳐다봤습니다.

      “율모기를 먹치처럼 키우려 하다니, 먹치 씨도 참 답답하군. 내버려두는 수밖에 없지 뭘 그래?”

      두꺼비는 쯧쯧 혀를 차면서 대숲 저쪽으로 엉금엉금 기어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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