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의 창
  • ▶ <도요문학무크> 도요문학무크 11_ 변화의 힘
  •  


     

      

     

     

     

     

     

    신국판 248쪽.

    2017년 6월 15일

     

    |머리말|

     

     

    변화가 희망이다

     

     

    2012년 전반기에 첫호를 냈던 도요문학무크가 어느새 열한 번째 책을 펴낸다. 시의적절한 테마를 설정해 변화하는 세계를 발 빠르게 수용하면서 문학의 지속성도 함께 추구해온 우리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특히 이번 여름, 동해선 일광역 앞에 6층 건물로 새롭게 개관한 가마골공간은 문학과 연극, 출판과 공연예술 등 다양한 담론이 조우하면서 새로운 동남권 문화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도요문학무크와 도서출판 도요 역시 이 자리에서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

    테마 에세이로 초대한 권재현 기자의 글 촛불혁명과 한국적인 것은 역사적인 대선을 무사히 치러낸 우리의 성숙한 시민정신 저변에 흐르고 있는 집단의식의 뿌리를 더듬고 있다. 부당하게 사용된 권력에 맞서 지난 겨울부터 봄이 무르익기까지의 긴 시간 동안 촛불을 들었던 시민정신의 정체가 저항이라고 진단한 이 글은 이윤택 선생과 강동수 선생의 대담에서 훨씬 심도를 더해 논의된다. 이번 호에서 야심차게 기획한 대담은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이라는 혼란 한가운데서 지식인과 문화예술인이 어떻게 시대를 인식하고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일차적인 고민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새 대통령이 탄생한 이후에 다시 모여 이른바 촛불민심으로 확인한 저항의식과 변혁에의 열망이 성숙한 시민정신으로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탐색하고, 우리가 경험한 축제가 된 혁명과 일상이 된 정치로 발전해 있는 광장 민주주의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무겁고 어려운 논의에 흔쾌히 응해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린다.

    대담과 에세이에 이어 평문으로 송희복 선생의 화평의 저 언덕 : 변화의 바람이 머무는 곳과 김만석 선생의 주거지와 작업장, 그리고 장은주 선생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능력을 싣는다. 송희복 선생의 글은 ()원전 문학의 국제적 연대라는 부제가, 김만석 선생의 글에는 예술 생산의 한 경향에 관한 노트’, 장은주 선생의 글은 신경과학적 변화의 힘에 대한 고찰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어 각각의 글이 문학, 미술, 신경생리학 분야를 다루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송희복 선생은 글에서 우리나라가 지난 몇 달 동안 탄핵정국이라는 내우(內憂)와 북핵이라는 외환(外患)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내우는 그렇다 치고 외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반핵, 반원전의 태도가 시와 소설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가를 탐색하고 있다. 반핵은 군사적 핵이요, 반원전은 평화적 핵이라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에 찬동하는 태도로서 접근한 이 글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를 기록한 알렉시예비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미래의 연대기와 동일본의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소재로 한 겐유 소쿠의 소설집 빛의 산, 그리고 김성종의 연작소설집 달맞이언덕의 안개를 통해 반핵과 반원전이라는 소재가 문학의 자장으로 들어오게 되었을 때 정치적 이해의 관점을 절제할 수 있는 문화적 변화의 힘을 기대하고 있다. 김만석 선생은 미술 분야 창작자들에게서 발견되는 주거지와 작업장의 개념이 어떻게 변천되었는지를 살피면서 주거지와 작업장의 분리가 가져온 작업 내용의 변화를 추적한다. 특히 예술가라는 존재들이 겪는 위기와 물질적 조건으로서의 거주지와 작업장의 상실에 대한 질문을 던진 <한량맨션>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작업장으로서의 가상공간을 소개하고 있어 흥미롭다. 한편 장은주 선생의 글은 신경생리학적인 입장에서의 변화, 즉 생명현상의 발달과 유지를 위한 체내 환경 변화를 탐구한 흔치 않은 내용이다. 글에서 장은주 선생은 변화란 곧 생명이며 변화하지 않는 것은 죽음이라는 명제로 시작한다. 그리고 인체 중에서도 뇌에서의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원래 있던 뇌의 구조와 모양이 바뀌는 것은 더 작은 구조인 신경세포, 즉 뇌세포가 새롭게 생산되거나 재생되는 과정도 포함한다는 뉴로제네시스(neurogenesis)에 대해 설명하고, 인간의 복잡다난한 행위가 신경과학적 변화의 힘으로 작용한다는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인간의 뇌는 개인으로서 네트워킹을 하는 것 뿐 아니라 대상과의 관계에 의한 경험도 네트워킹을 하여 쌍방의 뇌에 실제 변화를 일으키는데, 이 역할을 맡은 영역인 사회적 뇌(Social Brain)가 사회적 지능을 형성한다고 하니, 촛불혁명이 결코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변화를 갈망하는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뇌의 네트워킹에 의해서 발생한 과학적인 사실일 수 있다는 이해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이번 호에 수록하는 소설은 오수연 작가환송, 허택 작가의 캐리돌 뉴스, 최시은 작가의 요리세 편이다. 환송은 아프고 얼룩진 기억을 떠나보내기 위해 국립공원 깊은 곳으로 찾아든 화자의 이야기다. 산을 오르던 중 만나는 검정개와 빨간 등산복을 입은 여인과의 조우, 민박집 풍경이 중첩되면서 기억을 해체하거나 재구성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여기서 기억으로부터의 결별이 의미하는 것이 다가올 시간에 맞이할 감정적 혹은 정서적 변화라면 캐리돌 뉴스의 모티프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야기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에서 특정 테마를 주문받는 일은 상당히 곤혹스러운 일이었을 터이지만 현대 단편소설이 대부분 다의적인 주제를 구현하고 있다는 변명으로 그 수고로움에 핑계를 삼을까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자본의 예속에서 벗어나는 결말에 도달하는 요리가 이번 테마를 보다 적극적으로 전경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변화하는 우리 시대의 파장을 시에 담아낸 고형렬 선생을 비롯한 열한 분의 시인들께도 감사드린다.

     

     

     

    20176

     

    도요문학무크 편집위원회

    이윤택 허택 최영철

     

  •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