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의 창
  • ▶ <도요문학무크>날_양애경
  •  

    날                        

     

     

                                                 양애경


      설핏, 날이 조금 풀린 이런 날은

      마음에 두던 머스매가
      먼 곳에 있는 대학에 붙었다고
      기쁨에 설레는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온 날

      나는 대학에 떨어지고
      갈 곳도 없이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 바라보니

      눈발 설풋 설풋 내리는
      길은 멀리 뻗어서
      하늘까지 닿을 듯한데

      그애는 그 길로 걸어가 사라지고
      나는 창 안에 혼자 남을 것만 같던 날

      믿어지지 않지만
      다시 사십 년이 흘렀는데

      오늘은 하늘빛이
      꼭 그 날만 같아

     

     

     


    양애경
      198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집『맛을 보다』외. 애지문학상 외​ 

  •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