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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도요문학무크 9>넘어갈까 넘어갔다 다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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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말

     

      이번 도요문학무크가 설정한 테마는 ‘세속화’다. 현대사회는 종교나 전통사회가 설정했던 규범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와 약속들이 세속적 규제의 형태로 바뀌는 과정을 경험했다. 세속은 신성의 반대개념으로 현세적인 것, 인간에 속하는 것, 유행적인 것, 눈에 보이는 것, 상대적인 것, 인간의 이성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 등으로 규정될 수 있다. 이 흐름은 장소와 환경에 따라 변화하며 일반적으로 역사는 세속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인식된다.
      최근 가족을 대상으로 자행된 충격적인 범죄들은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조차 세속적 잣대의 대상이 되었음을 잘 말해준다. 단순폭행을 넘어 살해해 시신을 유기 훼손하는 상상 초월의 엽기적 범죄로 나타난 바 있다. 가족구성원 간에 유지되었던 공동체적 결합이 해체되고 개인이 우선시되는 사회는 이제 종교를 비롯한 전통적 규범과 신념 체계를 빠르게 붕괴시키고 있다. 이런 피폐한 사고는 농촌보다 도시거주자, 여성보다 남성, 전업주부보다 일하는 여성에게서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가 우려했던 환경재앙보다 종말적이고 반인륜적인 사고방식과 행동들이 인간을 먼저 멸종시킬 것이란 우려도 낳게 한다.
      도요문학무크의 새로운 테마 ‘세속화’는 이런 위기의식에서 촉발된 것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은 시인들이 작품을 보내주셨다. 그만큼 세속화가 야기한 병적 징후들이 우리의 삶 곳곳에 침투해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인간으로서 견지해야 할 본연의 미덕을 망각하고 세속화되어가는 오늘의 삶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경고한 작품들을 보내준 여러 필자들께 감사드린다. 테마 관련 시 중 기발표작은 발표연도를 표기했다. 한국시와 독일시를 비교 분석하며 세속화의 여러 양상을 심도 깊게 짚어준 송용구 선생의 글은 이번 호의 값진 수확이다. 다양한 관점의 신작시를 보내주신 시인들께도 감사드린다.
      새롭게 선보이는 <2인 특집>은 동지적 동반자이면서 서로를 감시하고 자극하는 아름다운 경쟁자가 되어야 할 동시대의 시인 두 분을 초대했다. 여러 방식으로 그들의 시세계에 접근하려는 의도로 신작 대표작 등단작과 함께 산문과 대담을 곁들였다. 1997년 같은 해에 출발해 20년을 시인으로 걸어왔으나 그들이 가려는 길은 조금 달라 보인다. 정익진의 시가 여기에는 존재하지 않는 자유로운 세계로의 비상을 꿈꾼다면 조풍호의 시는 끝내 저버리지 못한 현실의 기억들과 함께 탁발수행을 하고 있다. 그렇게 다른 길을 가는 두 시인이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만나 한나절을 보냈다. 


                           
                                                       2016년 5월
     
                                           도요문학무크 편집위원회
                                                이윤택 허택 최영철

     

     

    도요문학무크 9·세속화


    발행인 이윤택 | 편집인 허택

     

     

    차례

    [테마비평]
    송용구 10‘세속화’의 질주에 저항하는 시인들의 생명의식


    [테마시 | 신작시]
    이상개 28 200
    유병근 201
    신 진 29 203
    강영환 205
    강유정 31 206
    김정환 33
    박태일 37 207
    양애경 38 209
    김백겸 40 211
    류명선 42
    이재무 45
    조성래 46
    정일근 50
    조향미 52 213
    박병출 215
    고진하 55 217
    이응인 56 219
    조해훈 57 220
    성선경 58
    강경주 59 221
    동길산 61
    권경업 63 222
    류정희 65
    서규정 67 223
    김형술 68 224
    고증식 70
    권애숙 71 226
    이대흠 73 227
    박서영 76 229
    김 언 78 231
    손택수 79 233
    조말선 81 234
    송 진 82 235
    정진경 84 237
     휘 민 86 238
    김점미 88 240
    박춘석 90 241
    유지소 94 243
    전다형 95 244
    채수옥 96 246
    신정민 248
    원무현 97 250
    조 민 251
    고명자 98
    김남호 99 252
    박영기 253
    유행두 101
    이정모 255
    이효림 256
    배옥주 102 258
    이두예 104 260
    이주언 106 262
    정 온 108 264
    김미경 109 265
    김성배 111 267
    김지율 268
    박종인 112 269
    이병곡 114 271
    송미선 115 272
    성명남 117
    김나원 119
    김다희 121 273
    신윤서 122 275
    김사리 123 277
    김유진 125 279
    김정례 280
    문저온 126 281
    양민주 128
    조혜영 283

     

    [2인 특집]


    정익진 130
    신작시「세력」 외 7편
    대표시「안마시술」 외 2편
    등단시「소년의 극장」
    산문「몇몇의 배후 인물들」

     

    조풍호 162
    신작시「오래된 삐삐」 외 7편
    대표시「늦게 배운 저글링」 외 2편
    등단시「탄피 줍는 아내」
    산문「응시의 강도」

     

    대담 186
    아주 가끔씩 시가 한달음에 써져 날로 먹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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