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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문홍의 연극이야기>단막극의 특성 이해에 대한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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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막극의 특성 이해에 대한 필요성

                  -제4회 창작 단막극제 총평과 전망


                                                                                                김 문 홍 ( 연극평론가)



    단막극의 특성에 대한 이해

     단막극은 장막극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갖는다. 단순하게 물리적인 길이로서의 짧은 연극이 아니다. 러닝 타임은 보통 40분 내외의 분량을 의미한다. 해마다 각종 일간지에서 모집하는 신춘문예 희곡 부문은 ‘단막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통 200자 원고지 80매 내외의 분량을 규정으로 한다. 보통 희곡과 시나리오는 1분에 200자 원고지 2장이 소요되므로 공연 시간으로 따지면 40분 내외가 된다.

     그러나 단막극은 물리적인 분량보다는 그것이 가지는 내적 특성으로 장막극과 차별화되는 것이 원칙이다. 첫째 단막극은 어떤 한계상황에 갇힌 인간 실존에 관한 드라마이다. 말하자면 인간은 한계상황에 놓이게 되면 인간이 가진 본성을 드러내게 된다. 둘째, 단막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긴장성을 가져야 하며, 장막극처럼 느슨한 구조가 아니라 압축된 구조를 지녀야 한다. 그래서 단막극은 장막극처럼 ‘암전’을 생략하고,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한 템포와 리듬으로 지속되어야 한다. 셋째, 단막극은 보통 클라이막스 이후에 ‘반전’의 기법으로 관객의 허를 찔러야 한다. 다섯째, 단막극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상징과 은유를 드러내야 한다.

     해마다 9, 10월이면《청춘나비》소극장에서 열리는 ‘창작 단막극제’는 20분 내외의 단막극 6편 정도가 무대 위에 오른다. 그리고 매 회 공연마다 ‘창의성’과 ‘예술성’, 그리고 ‘대중성’의 3개 항목으로 관객의 평가를 받으며, 그 평가 결과를 모든 공연이 다 끝난 다음에 관객 앞에서 발표하는 형식으로 치러진다. 또한 참여하는 연출자의 성향을 보면 5년 이내의 연출 경력이나 새롭게 연출로 데뷔하는 연극인들로 구성된다. 그리고 반드시 한 편 정도는 연극인이 아닌 타 장르, 특히 무용 안무자가 연출자로 참여하기도 한다.

     그런데 매번 창작 단막극제는 단막극의 특성에 맞지 않는 작품이 참여하거나, 공연 시간을 엄격하게 지키지 않는다거나, 평가 관객들에게 평가 항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지지 않거나, 행사가 끝나고 난 뒤에 전문가를 포함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행사의 취지나 목적에 어긋나기도 한다. 또한 참여 작품 역시 단막극의 특성보다는 단순하게 분량을 줄인 작품이 참여하기도 해, 주최자 측이 요구하는 ‘실험적인 무대’를 보여주지 않는 결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모임을 통해 참여자들이 주최 측이 요구하는 목적과 방법에서 어긋나지 않도록 충분한 교육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대사의 절제를 통한 상상력의 충전 

    무용 단원이며 안무자인 남대우가 쓰고 연출한「Over the rainbow」는 무지개 너머의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성애보다는 동성애를 꿈꾸는 남자, 인간끼리의 소통에 목마른 남자의 이야기를 대사가 없는 마임의 춤극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작품은 연출이 그리고자 하는 이미지와 주제가 관객들의 상상력과 점화하여 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인식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관객의 연출의 그러한 의도를 인식하고 파악했는지는 미지수이다.

     지금까지 배우로 활동하던 이동욱이 연출 데뷔 작품으로 선보인「새 사람」은 배우의 육체를 통한 표현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험하는 신체극적인 요소와 관객의 상상력을 유발하는 마임극의 요소가 절충된 극이다. 이 극은 남자 배우 세 명이 새의 형태에 가까운 차림으로 공원에서 모이를 찾는 비둘기들의 일상적인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막 위로 내민 손의 다양한 조형을 통해 새들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대목, 어둠 속에서 형광물질을 입힌 움직임을 통해 새들의 비상을 표현은 대목은 창의적인 독창성을 엿보이게 했다. 이 작품은 시종일관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했는데, 이는 그만큼 이들의 신체적인 표현이 관객들의 상상력과 접합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후반부에서 초점 심도가 없이 지리멸렬하게 표현되어 선명하게 방점을 찍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웠다.

     송근욱의 데뷔 무대인「The Bus」는 대사가 절제된 극으로 버스에 실려 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인생의 한 사이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 버스에는 군대에서 이재 막 전역한 학생, 면접을 보러 가는 청년, 회사에 마지막 출근을 하는 중년의 남자가 타고 있다. 버스는 오르막길을 오르고 터널을 지나고 신호에 걸리기도 하면서 정류장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 버스에 함께 탄 학생, 청년, 중년 남자는 삶의 분기점을 지나 성장하고 시달리며 내닫는 한 인간의 성장이라는 인생의 사이클을 상징적으로 은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버스 안에서의 움직임과 변화가 입체적인 변화가 없이 평면적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


    인간의 근원적 본질에 대한 탐색     

     앞의 세 작품이 연출 데뷔 작품이거나 타 장르 예술가의 작품이라면 최은영 작, 연출의「고도, 없다!」, 양지웅 작, 연출의「죽음의 기록-꽃, 노래, 바람, 춤」, 그리고 김지숙 작, 김동민 연출의「짬뽕의 추억」등 세 작품은 기성 연출가의 작품이거나 신인 연출가의 작품이다. 이들 작품은 앞의 작품과는 달리 인간의 근원적 본질에 대한 사회성이 강한 작품이다.

     최은영 작, 연출의「고도, 없다!」는 앞서서 이미 공연되었던 장막극을 단막극으로 전환한 작품으로, 자신들을 구원하고 희망을 전해 줄 ‘고도’를 찾아 헤매는 두 여자의 방황을 통해 진정한 ‘고도’는 그 어느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마음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허상을 찾아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무위에 가까운 노력과 방황을 풍자적으로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가 찾고자 하는 진실은 결국은 자신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는 작품이지만, 동어반복적인 상황의 반복에서 오는 느슨한 리듬과 결말 부분에 선명한 방점을 찍지 못하고 있는 점이 다소 아쉽다.

     김지숙이쓰고 김동민이 연출한「짬뽕의 추억」은 세 작품 중에서는 극적인 서사가 구체적이고 재미가 있다. 이 작품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허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고 있다. 블로그를 통한 자신의 과대 포장과 진실의 호도,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인간관계가 없이 자신만의 독단적인 세계에 갇혀 소문을 만들어 내는 현대인의 위선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사각의 방에 갇힌 여자의 고립된 삶의 은유, 그리고 과대 포장의 상업성을 상징화시킨 영상 이미지의 기법은 독창적인 기법은 아주 참신하다. 그러나 서사의 리듬이 너무 평면적이고 표현의 반복성은 다소 아쉬운 느낌을 준다.

     양지웅이 쓰고 연출한「죽음의 기록」은 여섯 편의 참가 작품 중에서 가장 문학적인 예술성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은 작중 인물과 서사를 해설하는 나레이터, 그리고 작가라는 함수 관계를 통해 인간의 이해에 대한 허상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딸을 잃은 작중인물의 근원적인 슬픔은 작품을 해설하는 나레이터나 작품을 창작한 작가, 그 어느 누구도 슬픔의 핵심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풍자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인간의 근원적 본질에 대한 천착,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는 극적 서사, 결말 부분의 반전, 그리고 한계상황에 갇힌 인간 실존의 모습을 탐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가장 단막극적인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


    창작 단막극제의 바람직한 운영을 위한 제언

     신인을 육성하고 배출하는 길만이 부산연극의 활성화를 기하는 지름길이다. 그러한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창작 단막극제의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일에 우선을 두어야 할 것이다.

     첫째, 창작 단막극제는 신인 작가와 연출가를 육성하고 배출하는 일에 앞장 서야 할 것이다. 신인 작가가 작품을 쓰고 이제 갓 데뷔한 신인 연출가나 연출가로 데뷔하고자 하는 젊은 연극인들을 위한 장이 되어야 한다. 그들이 이러한 기회를 통하여 인간과 사회에 대한 도발적인 주제의식을 표현하고, 그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연극적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둘째, 단막극에 대한 특성을 이해하고 인지시켜야 한다. 작가와 연출자들의 사전 모임을 통해 단막극만이 가질 수 없는 내용과 형식을 인지시켜, 단막극의 전형을 보여줄 수 있는 장을 펼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사후 관리를 철저하게 운용해야 할 것이다. 관객 평가단에게 평가 항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야 하고, 끝나고 난 뒤에도 철저한 자기 점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난 뒤에 작품에 참여한 작가, 연출가, 배우, 그리고 전문 평론가가 입회한 가운데 철저하게 객관적인 평가를 통한 자기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자리에서는 모든 것을 초월하여 개개 작품에 대한 평가와 반성을 객관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후 기록물의 정리이다. 개개 작품에 대한 철저한 토론 과정을 통해 희곡을 수정 보완하여 완벽한 희곡 텍스트로 확정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전문 평론가의 비평문을 다양하게 싣고, 종합 토론에서 거론된 보완점을 정리해 기록하여 책자로 완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참가 작품 중에서 가장 문학성과 연극성이 뛰어난 작품은 다시 장막으로 개작하여 다음 해에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부산연극협회가 주최하는 ‘단막극 프로젝트’와 연계하는 사업도 구상해야 할 것이다. (월간『예술부산』, 201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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