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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비
    이하석 외 32인 저 |
    발행연도 : 2009-09-25
    출판사 : 도서출판 도요
    페이지 : 2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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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작가소개 보도기사 서평  

     아버지, 참 어렵고 힘겨운 이름입니다. 가족을 건사하고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힘이었습니다. 일용할 양식을 구하기 위해 피땀으로 살아왔던 아버지, 온갖 시련과 좌절을 받아내고 영광과 권위를 손에 쥐었던 아버지, 말없이 등을 두드려 주던 아버지, 불호령을 내리시던 아버지, 쓸데없는 강단과 허장성세의 다른 이름이기도 했던 아버지. 이제 문득 돌아보니 그런 아버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어느 날 홀연히 우리 앞에서 사라졌습니다. 슈퍼맨 같던 만사형통의 아버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권위가 실추된 쓸쓸한 회한의 모습, 작고 무기력하고 소심해진 아버지가 보일 뿐입니다. 제 한 몸 건사하기에 급급한 나약한 아버지가 보일뿐입니다. 급속한 전환기를 거쳐 21세기에 이른 오늘의 아버지 상은 큰 변화과정에 있습니다. 중심이 해체된 시대의 부권 상실은 평등한 가족관계로 가는 바람직한 변화이기도 하겠으나 한편으로 가족 해체를 부추기는 불안한 조짐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 많던 아버지들, 그 당당하던 아버지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이 책은 33인의 시인 소설가들이 쓴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오늘 아버지가 된 남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당신이 그립습니다.

     
     

    필자들이 회상하는 아버지의 모습 몇 토막을 소개합니다.


     해산이 임박하자 아버지에게 산파를 불러오라고 했다. 아버지는 이내 나갔는데 감감부소식이었다. 이웃집 할머니의 도움으로 애기를 낳은 할머니가 형에게 아버지를 찾아보라고 했다. 형이 산파 집을 찾아가니, 아버지는 ‘산파 아저씨’와 바둑을 두고 계셨다

    .(이하석 시인)

     

    아버지의 유년기부터 청년기는 화려했다. 내가 네다섯 살 때 아버지는 20대의 중반기로, 사랑채에 소리선생을 번갈아가며 판소리 창을 배웠고 그것도 모자라서 한량끼를 발산하며 씨름선수가 되어 씨름판을 맴돌았다.(송수권 시인)

     

     그 시대를 산 이 땅의 아버지들은 모두가 영웅이다. 나는 여태 내 아버지만한 ‘사나이’를 보지 못했다. 아, 나는 지금 아버지를 미화할 수밖엔 없다. .(문인수 시인)

     

     아버지는, 겨울날 찬 수액이 내 혈관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두 손으로 온기를 모아주고 있었다. (박철 시인 소설가)

     

     “한 글자에 오백원씩 오천원 줬다. 느낌표는 보너스여. 그 느낌표가 중요헌 거여. 사람이 한 세상 끝날 때에는 느낌표가 있어야 혀.”(이정록 시인)

     

     아버지께서는 환갑기념으로 두 편을 소설을 쓰신 적이 계십니다. 소설가가 된 아들에게 ‘고쳐서 소설로 써 봐라. 내가 소설거리를 주는 것이다!’ 하셨지요. 저는 아버지가 주신 소설을 고쳤다기보다는 재편집해서 ‘김씨네 푸닥거리 약사’라는 소설을 발표했습니다.(김종광 소설가)

      

    아버지는 한국전력 수금사원이셨다. 저녁 무렵이 되면 전기요금이 가득 든 가방을 던져주시고 반 술이 된 아버지는 곯아떨어지셨다. 아직 어린 나는 그 돈을 세고 셈을 해야 했다. 아버지가 하루 종일 이 집 저 집을 돌아다니며 받아온 그 돈 냄새는 내가 너무 일찍 알아버린 세상의 냄새였다. (유홍준 시인)

      
     

     또한 이 책에는 아버지가 되지 못한 두 명의 남자 이야기도 들어 있습니다. 특별 출연이라고나 할까요. 한 사람은 이순에 이르렀으나 장가를 들지 못한 남자(서규정)이며 또 한 사람은 장가든 적은 있으나 후사를 보지 못하고 홀아비가 된 남자(조풍호)입니다. 이들의 사부곡 역시 구구절절합니다.

    책소개 작가소개 보도기사 서평  
    '무심함과 관대함의 사이에서' 이하석 - 1948년 경북 고령 출생. 197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투명한 속』『김씨의 옆 얼굴』『우리 낯선 사람들』『측백나무 울타리』『금요일엔 먼데를 본다』『녹』『것들』 등. 김수영문학상, 도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대구시문화상 등 수상.


    '동냥젖을 먹여주신 아버지' 이동순 -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 시집 『개밥풀』『물의 노래』등 12권. 민족서사시 『홍범도』(전5부작 10권) 완간. 분단 이후 최초로 백석 시인의 시작품을 수집 정리하여 『백석시전집』을 발간하여 문학사에 복원시킴. 신동엽창작기금, 난고문학상, 시와시학상 등 수상. 현재 영남대 국문과 교수.


    세 사람의 아버지' 이우걸 - 1946년 경남 창녕 출생. 197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나를 운반해 온 시간의 발자국이여』등 11권. 현재 <오늘의 시조시인회의>의장, 『서정과 현실』발행인.


    '아버지, 그리움 속 가깝고 먼 이름' 이태수
    - 1947년 경북 의성 출생. 197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그림자의 그늘』『우울한 비상의 꿈』『물 속의 푸른 방』『안 보이는 너의 손바닥 위에』『꿈 속의 사닥다리』『그의 집은 둥글다』『안동 시편』『내 마음의 풍란』『이슬방울 또는 얼음꽃』『회화나무 그늘』등. 대구시문화상, 동서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대구예술대상 수상. <매일신문> 논설주간, 대구한의대 겸임교수 지냄.


    '70년 황야를 걸어온 아버지의 다리' 송수권 - 1940년 전남 고흥 출생. 197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산문에 기대어』외 11권. 소월시문학상, 영랑문학상, 정지용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한민족문화예술대상 등 수상. 순천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


    '아비로 존재했던 고향 마을의 지문(指紋)' 김문홍
    - 1945년 출생. 1976년 <한국문학> 신인상 중편소설 당선. 소설집과 희곡집, 연극평론집 등 20여권. 이주홍문학상(희곡), 전국연극제 희곡상 수상. 현 동아대 문예창작과 외래교수


    '세상이 무잡하여 초야에 묻힌 영웅' 신 진 - 1976년 『시문학』천료. 시문학상, 봉생문화상 등 수상. 시집 『장난감 마을의 연가』『멀리뛰기』『귀가』외 다수. 현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도깨비와 씨름 한 판' 강영환 - 경남 산청 출생. 197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1979년 <현대문학> 천료,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집 『칼잠』『그리운 치밭목』『산복도로』외. 시조집 『북창을 열고』『남해』등. 이주홍 문학상, 부산작가상 수상.


    '졸렬한 아비의 세계' 이윤택 - 1952년 부산 출생. 1978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시민』『춤꾼 이야기』『막연한 기대와 몽상에 대한 반역』『밥의 사랑』. 평론집 『해체, 실천, 그 이후』. 희곡집『이윤택 공연대본전집』.


    '내 얘기는 이제 끝' 조갑상 -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길에서 형님을 잃다』『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산문집 『소설로 읽는 부산』『이야기를 걷다』등.



    외 23인.
    책소개 작가소개 보도기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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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아버지… 가깝고도 먼 이름이여!
       
      아버지는 아들에게 뒤늦은 회한으로 찾아오는 이름이다. 영화 '아부지'의 한 장면.
     

    "너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삼을 것이며, 그 사이에서 불륜의 자식을 낳을 것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아버지와 아들의 원초적인 불화는 유구한 역사다. 하늘 아래 태양이 두 개 일 수 없듯 두 사내는 애초에 그렇게 어긋난 운명이라는 것을 그리스 신화가 말하고 있다.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운명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그렇게 되어 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도요상상총서 '아비' 출간

    시인·소설가 33인 참여

    아버지에 대한 각각의 기억


     내면의 심리학적 프리즘에다 바깥의 거친 근대사까지 덮친 우리에게 아버지는 참으로 복잡하고 난처한 이름이다. 이 이름을 문학인들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출판사 도요가 '아버지가 된 남자들이 말하는 아버지 이야기'를 모았다. 전국의 시인·소설가 33인이 응했는데, 그 대답이 도요상상총서의 두 번째 책 '아비'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저마다 달랐다. 그 옛날 아비들은 현실에 맞서느라 혹은 그것을 피하느라 바깥으로 맴돌았다. '내가 네다섯 살 때 아버지는 20대의 중반기로, 사랑채에 소리 선생을 번갈아가며 판소리 창을 배웠고 그것도 모자라서 한량끼를 발산하며 씨름선수가 되어 씨름판을 맴돌았다.'(송수권) '어머니의 해산이 임박하자 아버지에게 산파를 불러오라고 했다. 아버지는 이내 나갔는데 감감무소식이었다. 형이 산파 집을 찾아가보니 아버지는 산파 아저씨와 바둑을 두고 계셨다.'(이하석)

     권위가 떨어진 시대에 아버지는 지치고 무력한 존재다. 존재감은 옛 가죽잠바로만 남아 있다. "'죽어도 아버지만은 되지 말자'라는 구절을 읽으며 가슴이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 권위가 사라진 아비는 이미 속살이 다 파먹히고 껍질로만 남은 사내다."(성선경)

     지금의 아버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근대 백년의 아비들이 세상 밖으로 떠돌다보니 가정사는 속수무책이었다. 자연적으로 가족은 어미 중심으로 재편되기 마련이다.(…) 전 시대적 아비의 망령은 해체되었다.(…) 그러나 지상의 소유권은 다 내어주더라도 초개 같은 청춘시절의 열정과 지적 소유권은 결코 포기하지 말 것이다.'(이윤택)

     아버지에 대한 깨달음과 그리움은 우리가 아비가 된 뒤 뒤늦은 회한으로 찾아온다. '그 시대를 산 이 땅의 아버지들은 모두가 영웅이다. 나는 여태 내 아버지만한 '사나이'를 보지 못했다.(문인수) '이를 악물고 원망했던 아버지가 오늘은 문득문득 그리워진다.(…) 아버지는 나에게 세상이었다.'(유홍준) '늘 굶주려왔던 아비의 사랑을 자식들에게 주지 못하고 있다. 후생에 다시 태어나 아비가 된다면 자식들에게 살을 부비며 가시적인 사랑을 보여주고 싶다.'(김문홍)

     시인으로 이동순 이우걸 이태수 신진 강영환 고운기 정일근 최영철 서규정 조풍호 등, 소설가로 조갑상 강동수 옥태권 김종광 이상섭 허택 등이 글을 실었다.

    김건수 기자 kswoo333@busan.com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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